미국 고령층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최근 조사 결과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쪽에서는 장기적인 건강 개선세가 확인됐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깊어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026년 발표된 두 건의 주요 보고서는 고령층의 삶이 단순히 좋아지고 있다거나 나빠지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상황임을 보여준다.
유나이티드헬스재단(United Health Foundation)이 발표한 '2026 미국 건강 순위 노인 보고서'에 따르면, 예방적 건강관리 행동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조기 사망률도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같은 보고서는 고령층의 식량 불안정 문제가 오히려 심화됐고, 정신건강과 행동건강 관련 여러 지표가 이전보다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신체적 건강 지표와 심리적·경제적 안정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런 우려는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얼라인먼트 헬스(Alignment Health)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65세 이상 성인 22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6%가 지난 1년 사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건너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주된 이유는 비용 부담과 의료기관 접근의 어려움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최근 1년간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경험했다고 밝혀, 경제적 압박이 정신건강 문제와 점점 더 밀접하게 얽히고 있음을 보여줬다.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고령층이 늘어날 경우, 장기적으로는 더 큰 의료비 지출과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연구진이 10년 넘게 축적된 전국 단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성인의 거의 절반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지 기능이나 신체 기능, 혹은 둘 다에서 측정 가능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화가 반드시 쇠퇴의 일방통행이라는 통념에 반박하는 결과로, 적절한 관리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고령층도 충분히 건강 상태를 유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령층 지원 단체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안정적인 소득과 지원 체계를 갖춘 노인과 그렇지 못한 노인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령층은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고 정신건강 관리에도 투자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고령층은 의료비와 생활비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지역 노인복지기관과 커뮤니티 단체, 노인센터 등은 식량 지원 프로그램 연계, 병원 방문을 위한 교통수단 제공, 저렴한 비용의 정신건강 상담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도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건강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