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고등학교 졸업률이 90%를 넘는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은 안도했다. 하지만 교육 정책 전문가 채드 앨더맨(Chad Aldeman)은 이것이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지타운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 교육재정연구센터를 이끌었던 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거짓 희망'에서 뉴저지가 졸업 기준을 낮춰 이 수치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주 졸업시험 통과 점수를 낮추고, 대체 졸업 경로를 확대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졸업장을 받은 학생 중 거의 40%가 기본적인 고교 수학조차 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앨더맨은 이런 수학 격차가 초등학교 2~3학년 무렵부터 시작돼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학이 순차적으로 쌓이는 과목이라 기초 연산이 약하면 곱셈, 분수, 대수학까지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덧붙였다.

서류상으로는 모든 학생이 대수학과 기하학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체 경로가 이 기준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학생들은 SAT나 ACT에서 낮은 점수만 받아도 '졸업 준비 완료'로 인정받거나, 정식 시험 대신 포트폴리오를 제출해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포트폴리오 제도가 주 전체에서 통일된 기준 없이 운영된다는 점이다. 앨더맨은 서류 몇 장으로 졸업 자격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어 사실상 아무도 엄격하게 검증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표준화 시험보다 내신 성적이 대학 성공을 더 잘 예측한다며 졸업시험 폐지를 주장하지만, 앨더맨은 두 지표가 서로 보완적이라고 반박했다. 내신은 학생의 성실성을, 시험 점수는 실제 지식과 기술을 보여주기 때문에 둘 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성적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표준화 시험은 학생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유일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런 부실한 검증의 여파는 대학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러트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 교수들은 학생들의 수학 실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평가 시기를 앞당기고, 쪽지시험을 늘리는 등 수업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고교에서 대수학과 기하학 수업을 A, B학점으로 마친 학생도 대학 배치고사에서 같은 과목을 재수강하라는 통보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생물학이나 동물과학 등 수학이 필요한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진로를 늦추는 결과로 이어진다.

앨더맨은 러트거스 내에서도 격차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AP 미적분학이나 이중 학점 과정을 통해 상위권 학생들은 오히려 미적분학 2, 3단계로 진급하는 반면, 준비가 부족한 학생들은 중급 대수학 등 하위 과목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상이 특정 지역이 아니라 뉴저지 전역, 나아가 미국 전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앨더맨은 주 정부가 졸업 기준을 다시 강화하고, 표준화 시험 결과를 더 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