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대법원이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불법체류 노동자도 임금과 초과근무 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번 판결은 부동산 관리업체 마르믹(Marmic LLC)과 그 대표가 건물 관리인으로 일했던 세르히오 로페즈(Sergio Lopez)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나왔다.
로페즈는 처음에는 주급을 받으며 일했지만, 회사 측이 그가 불법체류 신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는 임금 지급을 중단하고 대신 무료 아파트만 제공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수년간 일하다 결국 해고됐다.
이후 로페즈는 회사가 최저임금과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뉴저지 임금법과 임금지급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그는 주당 37시간에서 60시간까지 일했다고 증언했지만, 양측 모두 실제 근무시간을 기록해두지 않은 상태였다.
1심 법원은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로페즈가 자신의 근무시간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그가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애초에 임금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의견까지 덧붙였다.
항소법원도 같은 논리로 1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핵심 쟁점은 불법체류자 고용을 금지하는 연방 이민법과, 고용주에게 최저임금 및 초과근무 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뉴저지 임금법이 서로 충돌하는지였다.
대법원은 두 법이 충돌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고용주가 연방법을 어기고 불법체류자를 고용했더라도, 일단 일을 시켰다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고용주들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해 임금을 적게 주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회사 측이 내세운 "물물교환" 논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금 대신 무료 숙소를 제공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고용 관계와 법적으로 다르며 임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뉴저지 임금법이 고용주에게 일하도록 허락받은 모든 사람에게 폭넓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숙소나 식사 같은 현물 지급은 임금의 일부로 계산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정당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은 근무시간 기록이 없었던 문제에 대해서도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
고용주는 임금 지급 내역과 근무시간을 기록해둘 법적 의무가 있으며, 직원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채 일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입증하면 그때부터는 입증 책임이 고용주에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고용주가 관련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 직원이 주장한 근무시간과 임금 액수를 그대로 인정하는 "반박 가능한 추정"이 성립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손해배상액 산정을 위해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뉴저지 고용주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