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등에서 임대료 규제 아파트의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부동산 회사가 허위 정보와 협박까지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탐사보도매체 캐피털 앤드 메인(Capital & Main)은 지난 12일 부동산 회사 K3홀딩스의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세입자 한 명을 퇴거시킬 때마다 담당 직원에게 100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K3홀딩스는 한인타운과 하이랜드파크(Highland Park) 등지에서 임대료 규제 아파트를 잇달아 매입한 뒤 기존 세입자들에게 퇴거 보상금을 제시해왔다. 세입자가 이를 거부하면 계약 만료나 건물 철거 등을 이유로 퇴거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퇴거를 유도하는 업무를 맡은 직원들에게는 세입자 한 명당 1000달러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까지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세입자는 퇴거를 거부하자 이민 신분을 추궁당하거나 추방 협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의 목적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낸 뒤 임대료를 시세에 맞춰 올리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 자료에는 세입자 퇴거 전후의 임대료가 비교돼 있었고, 이를 통해 월 임대수입을 12만6000달러 이상 늘릴 수 있다는 계산까지 담겨 있었다.

한인타운노동연대(KIWA)는 한인타운에서 가족 입주나 보수 공사를 핑계로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려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단체 관계자는 이런 경우 LA시 주택국에 신고하고 법률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3홀딩스는 2022년에도 한인타운 등에서 아파트 관리 부실과 세입자 차별 의혹으로 소송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세입자 16명은 곰팡이와 누수 등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방치하고 퇴거를 압박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었다. K3홀딩스 측은 이번에 제기된 허위 정보 제공과 추방 협박 등 위법 행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회사는 오히려 건물 개선과 세입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투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대료 규제 아파트는 저소득층과 이민자 가정의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 장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투자 회사들이 이런 건물을 매입한 뒤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임대료를 올리는 사례가 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이 퇴거 압박을 받을 경우 서면으로 기록을 남기고 지역 세입자 권익 단체에 즉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A시는 1978년부터 임대료 안정 조례(RSO)를 시행해 일정 연식 이상 건물의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하고 있다. 이 조례의 보호를 받는 세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는 퇴거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사한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