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인 유학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도 적은 3만 명대로 추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과 굳게 닫힌 이민 문턱이 유학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국제학생 및 교환학생 관리시스템(SEVIS)이 최근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유학생(F-1) 또는 직업훈련(M-1) 비자를 소지하고 미국 내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 출신 유학생은 총 3만 9,7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방 국토안보부(DHS)가 관련 통계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인 유학생 규모는 2014년 4월 9만 1,58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에 달했던 2021년 3월에는 4만 859명까지 급감했다. 이후 일상 회복과 함께 2022년 11월 4만 8,708명까지 반등하며 한동안 4만 명대를 유지하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1월 4만 2,843명으로 다시 꺾인 뒤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다 결국 4만 명 선마저 붕괴된 것이다.

이러한 유학생 급감 현상의 이면에는 복합적인 악재가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치솟는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귀국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유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강경한 이민 정책 기조 역시 미국 유학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졸업 후 취업이나 영주권 취득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국 유학을 고집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한인 유학생들을 학위 과정별로 살펴보면, 학사 과정이 전체의 38.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박사 과정 24.8%, 석사 과정 19.9%, 어학연수 2.9% 순으로 나타났다. 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정규 과정 유학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셈이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캘리포니아주가 6,923명으로 한인 유학생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꼽혔다. 뉴욕주는 5,728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뉴저지주에는 933명의 한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인들이 선호하는 이들 주요 거점 지역 역시 유학생 감소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뉴욕주는 5.76%, 뉴저지주는 6.7%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미 전역에 걸친 유학생 감소 추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