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들어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컴퓨터 화면 대신 제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들어 줍니다. 그러다 이렇게 묻습니다. “오늘 진료 내용을 AI가 받아 적어도 괜찮을까요?” 요즘 미국 병원에서 실제로 늘고 있는 장면입니다.

지난 회에는 AI에게 질문 잘하는 요령을 배웠습니다. 이번 회는 ‘요즘 AI, 어디까지 왔나’ 두 번째 이야기로, 병원과 건강 관리 속 AI를 살펴봅니다. 화면 모양은 휴대폰과 앱 버전마다 조금 다를 수 있으니, 비슷한 단추를 찾아 눌러 보세요.

오늘 배울 것: 1. 병원에서 AI가 하는 일 세 가지 2. 진료 기록 AI를 만났을 때 할 일 3. 건강 답은 의사에게 확인하는 까닭
오늘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첫째 마당: 진료실에서 받아 적는 AI

보스턴 공영방송 WBUR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사협회 조사에서 지난해 의사 약 80%가 일하면서 AI를 썼다고 합니다. 3년 전의 두 배입니다. 그중 가장 흔히 만나게 될 것이 진료 기록 도우미입니다.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듣고 진료 요약을 만들어 주니, 옆자리에서 받아 적어 주는 서기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KFF 헬스뉴스(2026년 4월 7일)는 환자가 알아 둘 점을 세 가지로 짚었습니다. 의사는 먼저 허락을 구해야 하고, 환자는 중간에 멈춰 달라고 할 수 있으며, 거절하면 의사가 직접 기록합니다. 또 AI도 없던 내용을 넣거나 중요한 말을 빠뜨릴 수 있어서, 진료 후 받은 요약을 꼭 읽어 보라고 했습니다.

진료실에서 AI 기록기를 만났을 때: 1. 의사가 허락을 구하면 잠시 생각하세요 2. 괜찮으면 “네”, 싫으면 “직접 적어 주세요” 3. 민감한 말씀 전에는 “잠시 꺼 주세요” 4. 진료 뒤 받은 요약을 천천히 읽으세요 5. 틀린 곳은 병원에 전화해 알리세요
거절해도 되고, 중간에 멈춰도 됩니다

둘째 마당: 사진과 숫자를 읽는 AI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AI가 들어간 의료기기를 1,600개 넘게 허가했다고 2026년 9월 안내 글에 밝혔습니다. 눈 사진에서 당뇨로 생긴 눈병을 찾는 것, 혈당 측정기 수치를 보고 인슐린 양을 자동으로 맞추는 프로그램이 예로 나옵니다. 쓰임새와 위험 정도에 따라 심사를 거친다는 뜻입니다.

WBUR가 5월 6일 전한 소식도 있습니다. 유방 X선 사진을 분석해 앞으로 5년 안에 암이 생길 가능성을 계산하는 AI인데, 개발한 교수는 ‘건강의 일기예보’ 같다고 했습니다. 다만 널리 쓰이려면 연구, 진료 지침, 보험 규정, 비용 문제가 풀려야 한다고 합니다. 아직은 일부 병원에서 쓰는 단계입니다.

병원 속 AI, 마지막은 누가 정할까: 하는 일, AI가 하는 것, 마지막 결정
AI는 돕는 역할, 결정은 사람이 합니다

셋째 마당: 내 휴대폰 AI에게 건강을 물어도 될까

OpenAI는 2026년 7월 23일, 미국 이용자가 애플 건강 앱과 의료 기록을 ChatGPT에 연결할 수 있는 ‘헬스’ 기능을 내놓는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매주 3억 명 넘는 사람이 건강 질문을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글에서 AI가 여전히 실수할 수 있고 의료진의 판단을 대신하지 못한다고도 적었습니다. 이 연재에서는 진료 기록 원본을 AI에 올리지 않기를 권합니다.

왜 의사에게 확인해야 할까요. 매스 제너럴 브리검 병원 연구진은 인기 있는 AI 대화 프로그램 일부가 정확함보다 도움이 되려는 쪽을 앞세운다고 밝혔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질문에도 그럴듯하게 답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병원 의사들도 AI를 쓰지만 책임지고 결정하는 사람은 의사라고 말합니다. 물론 사람도 실수합니다. 그래서 AI는 ‘대신 정해 주는 의사’가 아니라 ‘진료 전에 질문을 정리해 주는 도우미’로 쓰는 것이 알맞습니다.

질문: 혈압약을 처음 먹게 됐어요. 의사에게 물어볼 질문을 5가지 알려 주세요. / AI의 답: 의사 선생님께 이렇게 여쭤보세요. 약은 하루 언제 먹는지, 깜빡하고 못 먹으면 어떻게 하는지, 어지럽거나 이상한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세요. 또 지금 먹는 다른 약이나 음식과 같이 먹어도 되는지, 약을 언제까지 먹고 혈압은 얼마나 자주 재야 하는지도 꼭 여쭤보세요.
진료 전에 질문을 정리하는 데 좋습니다 — 실제로 AI에게 물어본 질문과 답을 보기 쉽게 다시 그린 화면입니다.
앱 화면 그림: 마이크를 누르세요
지난 회처럼 말로 물어도 됩니다

오늘의 숙제

다음 병원 가기 전에 5분만 내 보세요. 지난 회에 배운 대로 AI에게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가요. 의사에게 물어볼 질문을 알려 주세요”라고 말이나 글로 물어보고, 나온 질문을 종이에 적어 가세요. 이름, 생년월일, 소셜 번호는 넣지 않으셔도 됩니다. 병원에서는 AI 답이 아니라 의사 답을 따르세요.

조심하세요: 1. 소셜 번호·카드·비밀번호는 넣지 마세요 2. 약 끊기·바꾸기는 의사와 먼저 3. 가슴 통증·숨참은 AI 말고 911
건강 문제는 꼭 의사와 상의하세요

다음 회 예고: AI도 틀립니다 — 그럴듯한 거짓말 알아채기. 오늘 나온 ‘틀린 답’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가려내는지 함께 알아봅니다.

(자료: 미국 식품의약국(FDA) AI 의료기기 안내 2026년 9월, KFF 헬스뉴스 2026년 4월 7일 기사, WBUR 2026년 5월 4일·6일 보도, OpenAI 2026년 7월 23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