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창고를 급습한 이민단속으로 46명이 체포되며 수십 가족의 삶이 무너졌다. 프리미엄 패션과 명품을 취급하는 이탈리아계 물류회사 사비노 델 베네(Savino del Bene)의 우드브리지(Woodbridge) 창고에서 지난해 10월 29일 벌어진 일이다. 국토안보부 산하 여러 기관에서 파견된 50여 명의 요원들이 헬기까지 동원해 창고를 포위했고, 벽면 투과 장비와 수색견을 동원해 사람들을 색출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당시 창고 근무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46명이 그 자리에서 붙잡혔다.
체포된 이들 중 최소 30명은 망명 신청이 진행 중이었고 다수가 노동허가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노동허가증이나 망명 신청 자체가 합법적 체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시 창고에서 근무하던 한 콜롬비아 국적 청년은 요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보여줬지만 그대로 체포됐다. 그는 5년째 거주 중이었고 가족을 통해 영주권 신청 절차를 밟고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텍사스와 애리조나 시설로 옮겨지며 두 달간 구금됐다가 6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발찌를 찬 채 풀려났다.
20대 초반의 한 여성도 이날 체포돼 넉 달 가까이 구금됐다가 자진 출국 형식으로 콜롬비아로 돌려보내졌다. 그의 어머니는 딸을 그렇게 빼앗겼는데도 보호할 방법이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딸과는 영상통화로만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자진 출국은 추방과 달리 5~10년의 재입국 금지 조항을 피할 수 있어, 훗날 가족을 통한 재입국을 기대하며 택한 방법이었다.
다른 구금자들도 텍사스, 오하이오, 미시간 등 전국 각지의 시설로 옮겨지며 고초를 겪었다. 이송 과정에서 며칠간 제대로 된 음식과 물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미시간의 한 시설에 수용됐던 여성 10명은 난방이 되지 않아 매일 코피를 흘렸고, 체온을 나누려 서로 붙어 잠을 청했으며 뼛조각과 곰팡이 핀 빵이 섞인 상한 음식을 먹어야 했다고 전했다.
체포된 이들 중 일부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일부는 추방됐다. 27세의 한 도미니카 여성은 91일간 구금된 뒤 강제 추방됐다. 그의 어머니는 딸을 만나러 가던 날 체포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모녀는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 사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지내고 있으며, 딸은 추방 이력 때문에 수년간 미국 영토인 푸에르토리코에도 들어갈 수 없는 처지다.
45세의 콜롬비아 출신 여성은 두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해 왔지만, 지난해 8월 망명 인터뷰 도중 요원들이 들이닥쳐 24세 아들을 체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 역시 창고 급습으로 체포됐다가 100일 만에 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모자는 생애 첫 크리스마스를 따로 보내야 했고, 석방 후에도 한 달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할 만큼 불안에 시달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