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턴에 살던 아이티 출신 이민자 가족 6명이 텍사스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 7주 넘게 억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인은 이들의 구금이 아동 구금 기간을 제한하는 법적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가족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3세, 7세, 14세 아들과 6세 딸 등 자녀 네 명은 지난 9월 17일 마운트 로렐(Mt. Laurel)에 있는 ICE 집행사무소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정기 신고 약속을 위해 자발적으로 해당 사무소를 방문했다가 붙잡혔다고 이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레이철 마랜뎃(Rachel Marandett)이 밝혔다. 가족은 하룻밤을 그곳에서 보낸 뒤 다음 날 텍사스주 딜리(Dilley)에 위치한 사우스텍사스 가족구금센터로 이송됐다.
마랜뎃 변호사는 아이들이 시설 내 소음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그중 두 명은 습진 증세까지 나타났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뇌전증을 앓고 있어 지난주 발작으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아이들은 하루 몇 시간만 수업을 받는데, 그마저도 대부분 만화 시청으로 채워진다고 한다. 이 가족은 시설 내 몇 안 되는 흑인 가정 중 하나로, 인종차별과 더불어 대다수를 차지하는 스페인어권 수용자들과의 언어 장벽으로 고립감을 겪고 있다고 마랜뎃 변호사는 설명했다.
변호인은 이번 구금이 '플로레스 합의(Flores Settlement Agreement)'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1993년 미국 대법원 판례에서 비롯된 구속력 있는 법적 원칙으로, 아동 구금 기간을 최대 20일로 제한하고 있다. 아이들은 현재 50일째 구금돼 있어 상한선의 두 배를 넘겼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28일 샌안토니오 연방지방법원에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인신보호영장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행정부가 아이티 이민자 약 35만 명에 대한 임시보호자격(TPS)을 종료하면서 촉발됐다. 이 조치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에서 합헌 결정을 받았다. TPS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부여한 제도로, 이민 신분과 무관하게 추방을 유예해왔다.
가족의 이민 사연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들은 2021년 미국에 입국해 영주권 신청 절차를 밟던 중, 2022년 캐나다로 도보 이주했다가 미국 내 청문회에 불참해 궐석 추방명령을 받았다. 이후 2024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당국에 자진 신고했다. 부모와 장남은 아이티 국적이지만, 둘째와 딸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태어나 무국적 상태이며, 막내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캐나다 국적을 가졌다. 막내에게는 2022년 추방명령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쟁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