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트니스 업계에서 "여성은 작은 남성이 아니다(Women are not small men)"라는 문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 과학자 스테이시 심스(Stacy Sims) 박사가 내세운 이 주장은 소셜미디어와 팟캐스트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여성 운동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흔들고 있다.
심스 박사는 여성과 남성은 근육 구조와 대사 프로필이 다르며, 특히 40세 이상 여성은 남성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운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중년 이후 여성에게 무거운 중량 운동과 이른바 '극단화된(polarized)'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짧고 강렬한 스프린트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가벼운 걷기 둘 중 하나만 하라는 것이다. 그 사이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은 권장하지 않는다.
40세라는 기준은 폐경 전 호르몬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심스 박사는 이 시기 이후 유산소 운동을 계속하는 여성은 "마른 비만" 상태가 되기 쉬우며, 양질의 근육이 부족하고 뼈가 약해진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스포츠 과학계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근력 코치 로렐 베버스도프와 물리치료사 사라 코트는 팟캐스트 '무브먼트 로직'에서 심스의 메시지를 정면 비판했다. 이들은 "여성을 위해 누군가 나서주는 것 같지만, 결국 수십 년간 반복된 여성혐오적 패턴과 다르지 않다"며 "여성의 몸을 문제 삼고, 약하게 묘사하며, 호르몬 중심으로 단순화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성 대상 운동 연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2023년 영국의학저널은 스포츠 성과, 심혈관 건강, 산후 생리학 등에서 여성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뢰할 만한 스포츠 과학 연구 중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6~9%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공백을 파고들어 여성 전용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이 급부상한 것이다.
피트니스 코치 엘리자베스 데이비스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지나치게 세분화된 규칙은 오히려 여성의 운동 진입 장벽을 높인다"며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한 임의의 규칙으로 운동을 복잡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영국 정부의 공식 권고는 단순하다. 19~64세 성인은 주당 15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분의 고강도 운동을 하고, 주 2회 이상 주요 근육군을 강화하는 활동을 권장한다. 무거운 중량 운동뿐 아니라 요가, 필라테스, 정원 가꾸기, 아이 안기 등도 모두 포함된다.
2022년 10만 명 이상을 30년간 추적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중강도 신체 활동을 많이 한 사람이 심장병 사망률을 최대 38%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중강도 유산소 운동의 효용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다.
근력 운동 역시 반드시 1~6회만 들 수 있는 무거운 중량이어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