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첨단 기술 기업들이 살인적인 물가를 피해 허드슨강을 건너고 있다. 뉴욕의 높은 임대료와 세금 부담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대거 본사를 이전하면서, 지역 경제 지형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엑소더스 현상이 가속화되며 새로운 기술 허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술 기업 전문가 라이언 알리스(Ryan Allis)의 연구에 따르면, 서머싯 카운티(Somerset County)를 비롯한 북부 지역 4곳이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중심지로 꼽혔다.
이 연구에서 서머싯 카운티는 컴퓨팅 인프라 분야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관련 업계 총임금은 전년 대비 무려 400%나 폭등했다. 유니언 카운티(Union County)와 에식스 카운티(Essex County) 등도 정보 서비스 분야 최상위권에 올렸다. 전문가들은 폭발적인 성장의 핵심 원인으로 뉴욕시와의 뛰어난 접근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은 훨씬 저렴하다는 점을 꼽는다. 탄탄한 광통신 인프라와 주요 금융 고객사들과의 인접성도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부동산 비용의 격차는 이전을 부추기는 결정적 요인이다. 2025년 4분기 기준 맨해튼의 사무실 임대료는 평방피트당 72.81달러에 달하지만, 인접 지역은 절반 수준인 34.07달러에 불과하다. 세금 부담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뉴욕시 기업들은 최고 17.44%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강 건너 지역은 11.5%로 낮다. 여기에 원격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복잡한 대도시를 벗어나 더 넓은 주거 공간을 찾는 핵심 인재들을 유치하기에도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인구통계학적 변화도 기업들의 이동을 뒷받침한다. 버지니아 대학교의 해밀턴 롬바드(Hamilton Lombard)는 25세에서 44세 사이의 젊은 경제활동인구 유입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2020년 이후 해당 연령대 인구가 10만 명 이상 증가하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전국 4위 수준의 높은 소득과 우수한 노동력, 안정적인 주택 가격 상승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팬데믹 이후 뉴욕과 필라델피아의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역 경제가 한층 탄탄해졌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시설 이전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진행된 127개의 기업 시설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물류와 본사 이전으로 확인되었다.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네트워크 스튜디오가 엘름우드 파크(Elmwood Park)로 대규모 이전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 회계법인 케이피엠지(KPMG) 역시 모리스타운(Morristown)에 본사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비용 절감과 우수 인재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기업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