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땅콩버터 리콜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해 처음 시작된 자발적 땅콩버터 리콜 조치를 최근 2급 리콜로 격상하여 발표했다. 이는 해당 제품 섭취 시 일시적이거나 회복 가능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제조 과정 중 필터에서 파란색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었으며, 이로 인해 약 2만 개의 제품이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리콜 대상에는 유명 유통업체와 브랜드를 통해 판매된 다양한 형태의 땅콩버터 제품들이 포함되었다. 유에스 푸즈, 다이마 브랜즈, 시스코, 고든 푸드 서비스 등에서 유통한 소포장 크리미 땅콩버터가 주요 대상이다. 또한 포코 팩 브랜드로 판매된 땅콩버터와 포도 젤리 콤보, 땅콩버터와 딸기잼 콤보 제품 등도 리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제품들은 주로 식당, 학교, 병원 등 대량 소비처를 통해 유통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국은 해당 브랜드의 특정 제조 번호를 가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즉시 폐기하거나 반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식품 리콜은 비단 땅콩버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식중독 등 식품 매개 질환에 감염되고 있다. 소비자 전문 매체들이 선정한 가장 빈번하게 리콜되는 식품 목록을 살펴보면, 잎채소, 델리 육류 및 치즈, 양파, 다진 소고기, 닭고기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잎채소의 경우 익히지 않고 생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재배나 세척 과정에서 리스테리아균 등에 오염될 경우 집단 식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다. 델리 육류 역시 가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섭취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과거에도 미국에서는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대규모 리콜 사태가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2007년과 2008년에 걸쳐 발생한 피넛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의 살모넬라균 오염 사태는 수백 명의 감염자와 다수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당시 오염된 원료가 수천 개의 2차 가공식품에 사용되면서 땅콩 산업 전체가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처럼 식품 오염은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규제 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