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ExxonMobil)이 140년 이상 유지해 온 뉴저지(New Jersey) 법인 소재지를 텍사스(Texas)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엑슨모빌 이사회는 최근 주주들에게 회사의 법적 소재지를 뉴저지에서 텍사스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할 것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회사의 경영진과 핵심 사업 부문이 이미 오래전부터 텍사스에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법적 소재지와 실제 사업 기반을 일치시키는 것이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런 우즈(Darren Woods) 엑슨모빌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텍사스주의 친기업적인 환경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텍사스주가 기업계를 포용하기 위해 눈에 띄는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이러한 정책과 규제 환경이 회사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역시 텍사스주의 현대화된 기업 관련 법규와 새롭게 출범한 텍사스 기업 법원(Texas Business Court) 등 유리한 법적, 규제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전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인 소재지 이전이 회사의 실제 사업 운영이나 경영진, 전략, 자산, 직원들의 근무지 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엑슨모빌은 이미 1989년에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한 바 있다. 현재 엑슨모빌의 전 세계 직원 중 약 30%가 텍사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내 직원의 약 75%가 텍사스에 집중되어 있다. 사실상 텍사스가 회사의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엑슨모빌과 뉴저지의 인연은 주로 역사적인 의미에 머물러 있다. 엑슨모빌의 전신인 스탠더드 오일 오브 뉴저지(Standard Oil of New Jersey)가 1882년 뉴저지에서 설립된 이후 법적 소재지를 유지해 왔지만, 현재 실질적인 연결 고리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실제로 엑슨모빌 이사회는 지난 40년 이상 뉴저지에서 단 한 차례의 회의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뉴저지에 법인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는 것이 이사회의 판단이다.
엑슨모빌의 법인 이전 안건은 다가오는 2026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주주들의 승인을 얻게 되면, 엑슨모빌은 140년이 넘는 뉴저지 시대를 마감하고 텍사스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 내 주요 기업들이 세금 혜택과 규제 완화 등 더 나은 경영 환경을 찾아 텍사스 등 남부 지역으로 본사나 법인을 이전하는 최근의 추세와도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