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상처나 기침에서 시작된 감염이 단 하루 만에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 있다. 바로 패혈증(Sepsis)이다. 뉴저지에서 이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모든 병원이 표준화된 진단·치료 절차를 갖추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웨스트 오렌지(West Orange)에 거주하는 한 변호사는 2010년 봄 19세 딸을 잃은 뒤 패혈증의 위험성을 세상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요로감염이 의심돼 입원한 딸과 자정 무렵까지 패스트푸드를 나눠 먹으며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다음 날 아침 폐를 시작으로 신장과 심장이 차례로 멈췄다고 한다. 더 전문적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는 말이 그가 남긴 전부였다.
패혈증 동맹(Sepsis Alliance)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170만 명이 패혈증에 걸리고, 이 가운데 35만 명가량이 목숨을 잃는다. 뉴저지에서만 연간 약 2,000명이 사망한다. 최근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주의 패혈증 사망률은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2023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16명으로 3년 전 18명보다 낮아졌지만, 흑인 주민의 사망률은 10만 명당 25명으로 백인의 두 배가 넘는다.
'패혈증 방지법(Stop Sepsis Act)'으로 불리는 이번 법안은 모든 급성기 병원이 패혈증 대응 지침을 마련하고, 의료진에게 신속한 진단과 치료 방법을 정기적으로 교육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주 상원 보건위원회를 통과했으며, 하원 심의는 아직 남아 있다. 패혈증 동맹 측은 패혈증이 병원 진료비와 병원 내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뉴저지 병원협회는 법안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진단 절차를 법령으로 못 박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협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패혈증 진단 건수는 38% 증가했고, 같은 기간 퇴원 전 사망률은 58% 감소했다. 이미 일선 병원들이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혈증의 무서움은 뉴저지 출신 연방 하원의원도 직접 겪었다. 지난해 4월 플로리다 일정을 마치고 필라델피아행 비행기에 오른 그는 이륙 직후 격렬한 떨림 끝에 의식을 잃었다. 비행기는 노스캐롤라이나로 회항했고, 패혈증 대응 체계를 갖춘 병원에 즉시 옮겨져 심장 보조장치와 인공호흡 치료를 받았다. 이후 캠든의 쿠퍼대학병원으로 이송돼 한 달가량 입원했다. 원인은 본인도 모르고 있던 담낭 감염이었다.
럿거스 간호대학의 한 임상 전문가는 패혈증이 일반 감기나 가벼운 질환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일 검사로 확진할 방법도 없다. 고령자와 신생아,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특히 취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