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를 잡은 지 10분만 지나도 알 수 있다. 차체 아래에서 들려오는 둔탁한 충격음, 흔들리는 핸들, 어딘가 헐거워진 서스펜션. 굳이 조사 결과를 들이밀지 않아도 운전자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길 상태가 엉망이라는 사실 말이다.
금융정보업체 렌딩트리(Lending Tree)가 최근 발표한 주별 도로·교량 상태 순위에서 뉴저지는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도로 상태가 나쁜 주로 꼽혔다. 포장 품질, 교량 안전성, 전반적인 도로 인프라를 종합 평가한 결과다. APP닷컴이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주 내 도로의 18% 이상이 '불량(poor)' 등급으로 분류됐다.
뉴저지보다 도로가 나쁜 주는 하와이,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로드아일랜드뿐이다. 사실 이 결과에 놀라는 주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보수 공사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 파헤쳐지는 도로, 메워도 또 생기는 포트홀, 거리마다 늘어선 주황색 안전 콘은 이제 일상의 풍경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단순히 도로가 나쁘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뉴저지는 도로 건설과 보수 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 중 하나로 꼽힌다. 비싼 값을 치르면서도 결과물은 형편없다는 점이 운전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다.
높은 공사비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이른바 '프리베일링 웨이지(prevailing wage)' 제도다. 이는 공공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도급업체가 정부가 정한 임금과 복리후생 기준을 따르도록 의무화한 노동법이다. 보통 해당 지역 노조 임금 수준에 맞춰 책정되며, 근로자 보호와 저가 입찰 경쟁 차단이 목적이다.
지지자들은 이 제도가 숙련된 기능공을 확보하고 시공 품질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같은 공사를 다른 주보다 훨씬 비싸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본다. 도로 공사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의문이 따라온다.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면, 왜 도로는 보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무너지는가.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면 결과물도 그에 걸맞아야 하지 않겠는가.
실제로 운전자들의 체감은 정반대다. 마치 달 표면을 달리는 것 같다는 농담이 결코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거액의 세금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어느 단계에서 비용이 부풀려지고 있는지에 대한 투명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민들이 매년 부담하는 재산세 평균이 1만 달러를 훌쩍 넘는 지역도 적지 않다. 그만큼 세금을 내고 있다면 적어도 출퇴근길에 차량 하부가 망가질까 걱정하지 않는 수준의 도로는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싼 값을 치르고도 가장 거친 길을 달려야 하는 현실, 이것이 오늘의 뉴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