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뉴저지 전역을 덮친 기습적인 한파로 인해 지역 농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봄철 이상 고온으로 일찍 꽃을 피웠던 과일나무들이 갑작스러운 영하의 날씨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특히 가을 수확을 앞둔 사과와 복숭아 농가의 피해가 극심해, 주 전체적으로 약 3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농작물 피해를 넘어 주민들의 식탁 물가까지 위협하는 연쇄 반응을 예고하고 있다.
타버내클(Tabernacle)에 위치한 루소 농장(Russo's Farm)은 무려 25에이커 규모의 사과와 복숭아밭이 하루아침에 초토화되는 비극을 겪었다. 3대째 농장을 운영해 온 농장주는 평생 겪어본 재해 중 최악의 상황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며칠 동안 화씨 80도에서 9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으로 과일이 빠르게 성장하던 중 들이닥친 한파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풍성해야 할 사과는 온데간데없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과수원은 기후 재난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키 셰릴(Mikie Sherrill) 주지사는 피해 농가를 직접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주 정부는 즉각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벼랑 끝에 몰린 농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연방 정부에 대규모 재난 지원금을 공식 요청했다. 주지사는 지역 농업의 붕괴를 막고 농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피해를 복구하고 수확량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농업 재난의 여파는 고스란히 일반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가오는 가을,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사과 따기 체험 등 지역 농장의 주요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또한, 지역 내 과일 공급량이 급감함에 따라 타 지역에서 비싼 물류비를 지불하고 과일을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비료와 연료비 등 치솟는 생산 원가로 고통받던 농민들의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연방 농무부(USDA)는 이번 뉴저지 농작물 피해를 포함한 여러 요인을 근거로 전국적인 식료품 물가 상승을 경고했다. 농무부의 최신 전망치에 따르면, 전반적인 식품 가격은 약 3.4퍼센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식료품점의 소매 가격은 3.2퍼센트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 변화가 촉발한 지역 농가의 위기가 결국 평범한 가정의 가계부를 뒤흔드는 경제 문제로 확산된 셈이다.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 속에서 식량 안보와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