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간 잉글우드(Englewood)의 한 사립학교 학생들을 태우고 뉴욕시 거리와 교외 도로를 누빈 54인승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최근 일자리를 잃었다. 온두라스 출신의 이 여성은 1999년부터 임시보호지위(TPS)를 받아 합법적으로 일해 왔지만, 지난 가을 이민 신분과 함께 노동 허가까지 모두 박탈당했다.
그는 "매일 아침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는데, 이제는 눈을 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두 자녀 방이 딸린 작은 집에서 네 아이를 키워 온 그에게 운전대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떠받쳐 온 기둥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온두라스를 비롯한 12개국에 대한 TPS 종료 절차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약 150만 명이 영향을 받게 됐다. 여기에 쿠바,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입국한 약 1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가석방(Humanitarian Parole) 프로그램도 함께 폐지되면서, 합법적 체류와 노동의 길이 동시에 막힌 이민자가 급증하고 있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질서와 안보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정책을 되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변화는 전방위적이다. 지난해 10월 국토안보부는 망명 신청자, 난민, 영주권 신청자 등 일부 집단에 대한 취업허가증 자동 갱신을 폐지했다. 두 달 뒤에는 취업허가 유효기간이 5년에서 18개월로 단축됐다. 올 2월 발효된 새 규정은 망명 신청자, 난민, DACA 수혜자의 상업용 운전면허(CDL) 갱신을 금지해 약 20만 명에 달하는 트럭·버스 기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또 다른 제안은 망명 신청자의 신규 취업허가 발급을 처리 기간이 180일 이하로 줄어들 때까지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부 자체 추산으로도 그 수준에 도달하려면 14년에서 최대 173년이 걸릴 수 있어, 사실상 영구적인 제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민 옹호 단체들은 이러한 조치가 이민자들이 스스로 생계를 꾸리지 못하게 만들어 오히려 "공공 부조 의존"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신규 이민자의 직업 교육과 취업 연계를 지원하던 비영리 단체들도 이제는 노숙을 막기 위한 긴급 구호로 방향을 틀고 있다.
저지시티(Jersey City)에 본부를 둔 한 난민 정착 지원 기관 관계자는 "자립이 아니라 생존을 돕는 단계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월마트와 아마존 같은 대형 고용주들이 임시 노동 허가를 가진 직원들을 선제적으로 해고했고, 접객업과 의료 분야의 인력난이 보도되는 와중에도 이민자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메디케이드나 식료품 지원 자격이 있어도 연방 정책에 대한 두려움과 혼선 탓에 신청을 망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