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예상보다 일찍 발생할 수 있다는 기상 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올여름 폭염과 잦은 기상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며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최근 발표한 예보에서 이번 달 안에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내다봤다. 또한 이러한 엘니뇨 현상이 내년 2월까지 지속될 확률은 무려 96%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당초 봄철까지 중립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던 기존의 예측을 뒤엎는 결과로, 기후 변화의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역사적으로 강력했던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지구촌 곳곳에서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난다. 어떤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는 등 기상 양극화가 심화된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발생하는 엘니뇨가 전 지구적 평균 기온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허리케인의 발생 패턴을 변화시키고, 산불 발생 위험을 높이며, 취약 지역의 식량 및 수자원 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국립해양대기청은 이번 엘니뇨가 '슈퍼 엘니뇨' 급으로 발달할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봄철 기상 예측은 해양 및 대기 조건의 변동성이 커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해양대기청의 5월부터 7월까지의 기상 전망에 따르면, 기온이 평년 수준을 웃돌 확률이 40~50%에 달한다. 당장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기상청(NWS)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뒤, 다음 주 화요일이나 수요일경에는 일부 내륙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화씨 90도(섭씨 32도) 중반까지 치솟는 등 때 이른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보했다.
민간 기상업체 아큐웨더(AccuWeather) 역시 최근 예보를 통해 강력한 엘니뇨가 광범위한 고온 현상을 유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큐웨더 소속 기상학자들은 북동부와 중대서양 연안 지역에 올여름 극심한 폭염이 찾아올 것이며, 뇌우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로 인해 홍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남부와 남동부 지역은 잦은 폭풍우와 함께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서부와 오하이오 계곡 일대는 폭염과 함께 강력하고 파괴적인 폭풍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서부 지역, 특히 남서부 일대는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뭄이 심화되고 산불 발생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