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대법원이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주법이 정한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만장일치 판결을 내렸다. 연방법이 불법 체류자의 고용을 금지하더라도, 이미 제공한 노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이민자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고용주들의 관행에 제동을 걸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기준을 마련했다. 대법원은 고용주에게 유리했던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소송의 중심에는 뉴어크(Newark)의 한 부동산 관리 회사에서 3년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한 서류미비 이민자 노동자가 있다. 그는 2015년 6월 건물 관리인으로 채용되어 주당 37~60시간의 격무에 시달렸다. 고용주는 채용 직후 그가 유효하지 않은 사회보장번호를 사용한 것을 알아채고 약속했던 주당 400달러의 임금 지급을 중단했다. 대신 지하실 아파트에서 무료로 거주하게 해주겠다며, 서류미비자에게 임금을 주는 것은 불법이라는 핑계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2018년 주 노동부에 체불을 신고했고, 당국은 고용주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이후 고용주는 그를 해고했으며, 노동자는 2019년 9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초기 재판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구직 지원서에 거짓 정보를 기재했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서류미비자라는 신분 때문에 당사자 간에 합법적인 노사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스튜어트 라브너(Stuart Rabner) 대법원장은 판결문을 통해 뉴저지의 임금 관련 법률이 서류미비 이민자를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용주가 연방법을 위반해 서류미비 노동자를 고용했더라도, 실제로 수행한 업무에 대해서는 주법에 따라 보상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고용주가 이주 노동자를 고용하고 임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오히려 연방 이민법의 본래 취지에 역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착취가 허용될 경우 고용주들이 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서류미비 노동자를 고의로 고용하려는 동기를 부여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력 대가로 아파트를 제공했다는 고용주의 물물교환 주장도 주법이 정한 임금 지급 의무를 무효화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과거 2002년 연방 대법원이 서류미비자에게 일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소급 임금 지급을 금지한 판례가 있지만, 이번 사건은 이미 수행한 노동에 대한 대가이므로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