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려는 외국인들은 원칙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 수속을 밟아야 할 전망이다. 연방이민서비스국(USCIS)은 최근 외국인이 영주권을 신청할 때 미국 외 지역에서 신청하도록 규정을 전면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학생이나 주재원, 관광객 등이 미국에 체류하면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게 해주던 '신분 조정(Adjustment of Status)' 제도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되었다.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미래를 꿈꾸던 수많은 이민자 사회는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발칵 뒤집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내 영주권 신청은 극히 예외적인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때만 허용된다. 국가 이익과 직결되는 유수 대기업이 스폰서로 나서는 고급 전문직 H1B 비자 소지자 등 일부만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잭 칼러 연방이민서비스국 대변인은 학생이나 임시 근로자, 관광객 등 비이민 비자 소지자들은 애초에 단기 방문을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방문이 영주권 취득을 위한 첫 단계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고국 신청 의무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본국 신청 체제가 확립되면 영주권 발급이 거부된 후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는 외국인을 단속하고 추방하는 행정적 비용도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매년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이민 신청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영주권 발급 건수는 총 140만 건에 달했으며, 이 중 절반을 훌쩍 넘는 82만 명이 미국 내에서 신분을 변경해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이들 82만 명에 해당하는 대기자들은 영주권 신청을 위해 삶의 터전인 미국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민 전문가들은 현재 전 세계 미국 영사관의 인터뷰 예약이 이미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씩 밀려 있는 심각한 적체 상황을 지적하며, 이번 조치가 이민 시스템의 마비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는 부분은 가족의 생이별과 재입국 거부 사태다. 미국에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시민권자 가족을 둔 신청자들은 본국에서 기약 없이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생계를 위협받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가혹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국이나 이민 비자 발급 중단 국가 출신 외국인들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이들은 규정에 따라 고국으로 돌아가는 순간 사실상 미국 재입국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해질 위험을 안고 있다. 예외 조항의 적용 기준마저 명확하지 않아 이민 현장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정 명령을 두고 대규모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