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뉴저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류미비 이민자(불법체류 신분의 이민자)가 주립대학에 진학할 때 재정적 혜택을 주는 주(州)법을 무효화하기 위해서다. 이 소송이 받아들여지면 수많은 이민자 학생들이 받아온 학비 지원이 사실상 전면 사라질 수 있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연방 법무부(DOJ)는 지난 4월 30일 이번 소송을 정식으로 제기했다. 문제 삼은 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크리스 크리스티(Chris Christie) 전 주지사가 서명한 법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한 서류미비 학생들에게 주민과 동일한 학비(인스테이트 튜이션)를 적용하도록 한 내용이다. 또 하나는 필 머피(Phil Murphy) 전 주지사가 서명한 법으로, 이들 학생이 주(州) 차원의 재정 지원금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주립대학의 경우 거주 주민에게 적용되는 학비와 타주·외국인 학생에게 적용되는 학비가 크게 차이 난다. 일반적으로 두 배 이상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인스테이트 튜이션 적용 여부는 학생들의 진학 가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 뉴저지에서 자라고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학생들에게 이 제도는 사실상 대학 문을 여는 마지막 열쇠로 여겨져 왔다.
법무부는 비슷한 소송을 이미 다른 주에서도 진행해왔다. 텍사스, 켄터키, 오클라호마가 대표적이다. 이들 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한 결론으로 마무리된 사례가 많다. 다만 이 주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해당 주의 법무장관이나 주지사 등 주 정부 관계자들이 이민자 학비 혜택 폐지에 동조하는 입장이었다는 점이다. 즉,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법정 싸움이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뉴저지의 상황은 다르다. 현직 주 정부와 법무 당국은 이민자 친화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해왔으며, 이번 소송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방어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학비 정책 다툼을 넘어, 주(州)의 권한과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징적 법정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다른 친(親)이민 성향 주들에 대한 연방 정부의 압박 수위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뉴저지 내 수천 명의 학생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갈리게 된다. 비영리단체와 교육계는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비 혜택이 사라질 경우 사실상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학생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 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가정에서도 자녀 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어 향후 재판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선 고등학교 진학 상담 교사들은 벌써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