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립 비영리 4년제 대학 4곳 중 1곳 이상이 향후 10년 안에 폐교 또는 합병 위기에 놓였다는 전망이 나왔다.
컨설팅 기업 휴런 컨설팅 그룹(Huron Consulting Group)이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전국 1,700개 사립 비영리 4년제 대학 가운데 442곳이 존폐 기로에 서 있으며, 이들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67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20여 곳은 최고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번 분석은 등록 추이, 등록금 수입, 자산, 부채, 현금 보유량 등 여러 재무 지표를 종합한 결과다.
위기의 핵심은 단순하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휴런의 한 임원은 "강의실도, 좌석도 너무 많다"며 "앞으로 5~10년 사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에 비해 대학생 수는 이미 230만 명이나 줄었고, 같은 시기 시작된 출생률 하락으로 18세 인구 감소세는 최소 2041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 역시 2016년 70%에서 2023년 61%로 떨어졌다.
여기에 전액 등록금을 내는 외국인 유학생 신규 비자 발급이 올해 약 10만 건(36%) 급감했고,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연방 대학원 학자금 대출 상한제까지 겹치면서 대학들의 주요 수입원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
한 고등교육 컨설팅 업체는 "모든 주요 수입원과 지출 항목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 상황은 전례가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교육협의회(ACE)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대학 총장의 86%가 학교의 장기 재정 건전성을 우려한다고 답했고, 5분의 1은 다른 대학과의 합병을 진지하게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작은 사립대만이 아니다. 2024년 사립 비영리 대학의 약 3분의 1이 적자를 기록했고, 남가주대(USC)는 900명 이상을 감원했으며 스탠퍼드, 노스웨스턴, 드폴 대학도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섰다. 조지워싱턴 대학은 버지니아의 분교 캠퍼스를 4억 2,700만 달러에 매각했다.
공립대와 전국 560만 명이 다니는 커뮤니티 칼리지 역시 재정 경색에 시달리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커뮤니티 칼리지의 위험은 갑작스러운 붕괴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가장 의존하는 기관의 역량이 서서히 침식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학 폐교는 지역사회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버몬트의 한 소규모 농업 대학은 올 5월 문을 닫는다. 2016년 이후 버몬트에서만 일곱 번째 사립대 폐교 사례다. 주민들은 일자리와 소비 감소는 물론,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해 가정을 꾸리고 사업을 시작하던 인재 유입 통로가 끊기는 것을 더 크게 우려한다.
연구에 따르면 폐교 대학 재학생 중 학업을 이어가는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