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무부(DOJ)가 뉴저지주를 상대로 정면 소송에 나섰다. 최근 시행된 '법 집행관 보호법(Law Enforcement Officer Protection Act)'이 도화선이 됐다.
이 법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포함한 모든 법 집행관이 체포나 구금 상황에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의무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잠입 수사나 안전상 위협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둔다. 시민이 단속 현장에서 누가 자신을 체포하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뉴어크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해당 법이 "연방 정부를 규제하려는 위헌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측은 "주정부는 연방 정부를 규제할 법적 권한이 전혀 없으며, 특히 법 집행과 같은 핵심 정부 기능을 겨냥한 법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연방 우위 원칙(supremacy clause)을 정면으로 내세운 셈이다.
연방 당국은 요원의 얼굴이 노출될 경우 신상털기, 괴롭힘, 폭력 등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이민 단속 현장에서 요원들이 시민들과 충돌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복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 연방 측 입장이다. 일부 요원의 가족 거주지가 SNS에 공개돼 협박을 받은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소송의 피고에는 주정부와 함께 미키 셰릴(Mikie Sherrill) 주지사, 제니퍼 데이븐포트(Jennifer Davenport) 법무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점은 해당 법안 발의 과정에서 공화당 소속 존 브램닉(Jon Bramnick) 주 상원의원도 초당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마스크 착용 금지가 단순한 정파적 대립을 넘어선 사안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찬성 측은 법 집행관이 신원을 가린 채 무차별적으로 시민을 체포하는 행태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마스크와 사복 차림으로 활동하는 ICE 요원이 늘면서 가짜 단속반에 의한 납치 사건마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단속반을 사칭한 강도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반대로 연방 측은 요원 보호와 가족 안전을 들어 주의 개입은 월권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와 뉴저지주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민 정책 갈등의 새로운 전선으로 평가된다. 앞서 주정부는 보호 도시(sanctuary) 정책을 둘러싸고도 연방과 충돌해 왔다. 주 경찰의 연방 단속 협조 제한, 구금 시설 운영 규제 등이 잇따라 법정 다툼으로 번진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연방주의 원칙과 주의 자치권 사이의 경계를 가르는 중요한 판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판결 결과에 따라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유사한 입법을 추진 중인 다른 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