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개최국 멕시코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스코어보드에 찍힌 패배가 경기 내용까지 설명해 주지는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한국시간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Estadio Guadalajara)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0대 1로 졌다. 멕시코는 이 승리로 2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과 멕시코는 1차전을 나란히 이기고 만나 사실상 조 1위를 가리는 한판으로 주목을 받았다.

승부를 가른 건 단 한 순간이었다. 0대 0으로 팽팽하던 후반 5분, 멕시코의 높은 크로스를 처리하려던 골키퍼 김승규가 착지 과정에서 수비수 이기혁과 부딪혔다. 그 사이 흘러나온 공을 멕시코의 루이스 로모(Luis Romo)가 빈 골문에 밀어넣었다. 4만여 멕시코 응원단의 함성 속에서 선수들 간 호흡이 어긋난, 우연 같은 실점이었다.

스코어는 졌지만 내용은 달랐다. 한국은 전반 점유율 53%를 기록하며 오히려 멕시코(41%)를 앞섰다. 해발 약 1,550m 고지대에 사실상 매진된 적진 한복판이라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태극전사들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전반 15분 이강인의 절묘한 패스를 손흥민이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갔고, 또 한 번의 손흥민 골은 오프사이드로 아깝게 취소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투혼도 빛났다. 후반 막판 한국은 거세게 몰아쳤고,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조규성의 헤더 슈팅이 멕시코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동점의 순간을 눈앞에서 놓쳤다.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이날 이강인은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며 멕시코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세계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김민재는 멕시코의 공격을 안정적으로 차단했다. 김승규 역시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여러 차례 선방으로 추가 실점을 막아내며 점수 차를 한 골로 지켜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활짝 열려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1승 1패로 조 2위를 지키고 있다. 오는 25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다. 게다가 남아공의 중원 핵심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 한국에 더욱 유리한 상황이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한국은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보이며 16강을 향한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단 한 순간의 아쉬움에 울었던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승부에서 활짝 웃으며 16강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