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DOJ)가 예일대학교 의과대학(Yale School of Medicine)이 입학 사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인종을 고려해 지원자를 선발해왔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발표는 2023년 6월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학 사정에서 인종을 고려 요소로 삼는 것을 금지한 역사적 판결 이후 이루어진 첫 대형 적발 사례라는 점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법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일대 의대 내부 문건에서 대법원 판결을 우회하기 위해 '인종 대리 지표(racial proxies)'를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즉 인종을 직접적으로 묻지 못하게 되자 출신 지역, 가정 환경, 에세이 주제 등 다른 항목을 통해 지원자의 인종을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방식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도 공개됐다. 시험 점수가 비슷한 지원자들을 비교했을 때 흑인과 히스패닉 지원자의 합격률이 백인이나 아시아계 지원자보다 현저히 높았다. 또한 합격한 흑인·히스패닉 학생들의 시험 점수가 백인·아시아계 합격생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인종에 따라 합격 기준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법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의과대학은 막대한 연방 재정 지원을 받아 차세대 의사를 양성하는 기관인 만큼 입학 사정의 공정성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의대 입학에서 이른바 '불법적인 인종 정치'를 뿌리 뽑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 분야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의사의 자질과 실력은 단순한 학문적 성취를 넘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공공 안전의 문제이기 때문에 입학 단계에서부터 능력 중심 평가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험 점수 차이를 무시한 선발은 결국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예일대학교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예일대 측은 자교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모두 뛰어난 학업 성취와 개인적 헌신을 보여준 인재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법무부가 보낸 공식 서한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자교의 입학 사정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 고등교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을 둘러싼 갈등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일부 대학들이 판결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다양성 정책을 유지하려 한다는 의혹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향후 법무부의 후속 조치와 다른 명문대학들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에 미국 교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