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의 803억 달러(약 110조 원) 규모 공적 연기금이 자산 배분 목표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사모주식(Private Equity)과 부동산 비중은 줄이는 대신, 실물자산과 투자등급 사모대출(Private Credit) 비중을 늘리는 방향이다.
이번 조정은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그간 연기금들의 수익률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사모주식과 상업용 부동산이었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사무용 빌딩을 중심으로 한 상업용 부동산은 재택근무 확산 이후 공실률이 치솟고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기관투자자들에게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사모주식 역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고 인수합병이 줄면서 자금 회수가 지연돼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뉴저지 연기금은 위험 분산과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새로 비중을 늘리는 투자등급 사모대출은 일반 사모대출보다 신용도가 높은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은행 대출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닌다. 변동금리 구조가 많아 고금리 환경에서 수익을 낼 수 있고, 채무 우선순위가 높아 부도 시 회수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실물자산 비중 확대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인프라, 에너지, 농지 등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강해 물가 상승 국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기금의 자산 배분 변화는 단순한 운용 전략 조정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뉴저지 연기금은 80만 명이 넘는 주 공무원과 교사, 경찰, 소방관 등의 노후를 책임지는 기금이다. 운용 성과는 곧 주민 세금 부담과 직결된다. 수익률이 부진하면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주정부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하고, 이는 결국 납세자 몫으로 돌아온다.
뉴저지 연기금은 그동안 적립률이 전국 하위권에 속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주정부가 법정 분담금을 전액 납입하며 상황이 개선되긴 했지만, 미래 연금 지급 능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운용 수익이 필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미국 내 다른 대형 공적 연기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캘퍼스(CalPERS)나 뉴욕주 연기금 등 주요 기관들도 사모대출 비중을 늘리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모대출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부실 위험과 유동성 문제에 대한 경고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 향후 운용 과정에서 신중한 위험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