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오면서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다시 한 번 긴 전쟁을 시작하고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꽃가루 수치가 치솟으며 눈이 가렵고 코가 막히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 알레르기 시즌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이 공개됐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평년 수준이라는 것은 곧 매년 알레르기로 고생하던 사람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같은 증상에 시달릴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꽃가루의 종류별로 세 단계에 걸쳐 알레르기 시즌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봄철의 주범은 나무 꽃가루다. 3월 말부터 5월까지 참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꽃가루가 공기 중을 가득 채우며, 올봄에도 평균적인 수준으로 퍼질 전망이다.
이어 초여름으로 접어들면 풀 꽃가루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이 시기에는 잔디와 각종 야생 풀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기승을 부린다. 전문가들은 올해 풀 꽃가루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마지막 고비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잡초 꽃가루 시즌이다. 돼지풀로 대표되는 이 시기의 꽃가루는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가장 괴로운 시간으로 꼽힌다. 다행히 올해 잡초 꽃가루도 대체로 평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꽃가루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특정 동네에서 어떤 식물이 자라느냐에 따라 같은 날에도 꽃가루 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한 주민은 자신이 사는 지역의 꽃가루 지수가 11.7까지 치솟았다고 전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꽃가루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시즌을 현명하게 넘기기 위한 몇 가지 기본 수칙을 권한다. 우선 꽃가루 농도가 높은 이른 아침 시간대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아 실내로 꽃가루가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옷을 갈아입고 샤워로 머리카락과 피부에 붙은 꽃가루를 씻어내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 약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이 심해진 뒤에 복용하는 것보다 시즌 초기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일반적인 조언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뿐 아니라 비강 스프레이 등 다양한 치료법을 전문의와 상담해 볼 수 있다.
날씨 예보와 함께 꽃가루 지수를 매일 확인하는 습관도 큰 도움이 된다. 바람이 강한 건조한 날에는 꽃가루가 더 멀리 퍼지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비가 내린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꽃가루가 씻겨 내려가지만, 이후 햇볕이 나면 다시 농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결국 올해도 알레르기 환자들에게는 길고 고단한 시간이 예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