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다급한 전화 한 통에 평생 모은 노후 자금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노년층의 불안한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이른바 '조부모 사기(Grandparent Scam)'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뉴저지주 티넥(Teaneck) 경찰이 빈집을 은신처로 활용한 수거책을 극적으로 검거하며 피해자의 소중한 재산을 구출해 냈다. 사기범들은 피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손자와 친구가 교통사고를 냈으며, 합의금과 차량 견인 비용 등으로 당장 1만 달러의 현금이 필요하다고 속였다. 이들은 배송업체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지폐를 꼼꼼히 포장해 야간 특송으로 보낼 것을 지시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사건의 꼬리는 미네소타주 샤코피(Shakopee) 경찰서가 티넥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하면서 잡혔다. 피해자가 현금을 보낸 주소지가 티넥에 위치한 매물로 나온 빈집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수사관들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배송업체인 UPS를 통해 해당 소포가 아직 배달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경찰은 문제의 주택 주변에 잠복하며 용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 벨로즈(Bellerose)에 거주하는 20세 남성 전예 첸(Zhenye Chen)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현관문 앞에 놓인 소포를 집어 들고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현장을 덮친 형사들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경찰은 용의자를 검거한 직후 실시한 차량 수색을 통해 피해 할머니가 보낸 1만 달러의 현금을 무사히 회수했다. 뿐만 아니라 차량 내부에서는 범죄 수익금이나 자금 세탁의 결과물로 강력히 의심되는 출처 불명의 현금 1만 100달러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와 함께 위조된 코네티컷주 운전면허증,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마약류, 그리고 관련 투약 장비까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충격을 더했다. 단순한 수거책 역할을 넘어 조직적인 범죄 네트워크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추가 수사 결과, 이 용의자는 지난 4월 초 발생한 또 다른 노인 대상 사기 사건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당시 미주리주에 거주하는 한 피해자는 자신의 은행 계좌가 해킹당했다는 사기범의 거짓말에 속아 4,000달러를 티넥의 한 주소지로 우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첸을 3급 절도, 기만적 절도, 신분 도용, 자금 세탁, 마약 소지 및 위조 공문서 소지 등 다수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수사 당국은 가족의 위급한 상황을 빙자해 현금이나 기프트 카드 등을 요구하는 전화는 100% 사기라며, 전화를 끊고 반드시 다른 가족에게 사실 여부를 먼저 확인할 것을 지역 사회에 강력히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