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겐 카운티(Bergen County)와 그 주변에서 한국 문화를 즐길 거리가 부쩍 풍성해졌다. 멀리 한국까지 가지 않아도, 동네 갤러리와 식당에서, 또 강 건너 맨해튼(Manhattan)의 미술관과 극장에서 한국의 예술과 멋을 가까이 만날 수 있다. 뉴저지(New Jersey) 한인들에게는 봄나들이 삼아 둘러볼 거리가 곳곳에 마련된 셈이다.

가장 가까운 소식은 테너플라이(Tenafly)에서 들린다. 이곳 ACC 갤러리(ACC Gallery)에서는 한국에서 활동해 온 작가 르마 김(Lemar Kim)의 첫 미국 개인전 '헬로 월드(HELLO WORLD)'가 6월 6일까지 열린다. 지난 28일 열린 개막 행사에서는 작가가 관람객 앞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보이는 '라이브 드로잉' 무대가 마련돼, 한 장의 그림이 완성돼 가는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갤러리는 앞서 이달 초 트라이스테이트(Tri-State)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작가 15명이 참여한 단체전 '허드슨강 너머의 메아리(Echoes over the Hudson)'도 열었다. 낯선 땅으로 건너온 이민의 경험과 두 문화 사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들이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2002년 포트리(Fort Lee)에서 문을 연 이 갤러리는 한인이 밀집한 지역에 자리해, 인근 잉글우드(Englewood)와 팰리세이즈 파크(Palisades Park)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식탁 위에서도 한국 문화는 빛난다. 팰리세이즈 파크의 브로드 애비뉴(Broad Avenue)에는 한식당이 빼곡히 늘어서 미국에서 손꼽히는 한식 거리로 자리 잡았고, 이스트러더퍼드(East Rutherford)의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에는 미쉐린 스타 셰프가 참여한 한식 매장을 갖춘 대형 푸드홀이 들어서 발길을 끈다.

강 건너 맨해튼에서도 한국 미술을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한국 미술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불상 안에 넣어 둔 복장물이나 물건의 뒷면처럼 평소 보기 어려운 '숨은 면'을 보여 주는 방식이 흥미롭다. 전시는 2027년 5월까지 이어져 서두르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맨해튼 코리아타운에 자리한 뉴욕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er New York)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가 이강소(Lee Kang So) 화백의 작품 세계를 무료로 선보이는 전시가 6월 20일까지 열린다. 같은 곳에서 6월 4일 저녁에는 한국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자리도 마련되고, 오는 7월에는 뉴욕 아시아 영화제(New York Asian Film Festival)에서 연상호(Yeon Sang-ho) 감독의 신작 군체와 함께 명작 '부산행(Train to Busan)'을 고화질로 다시 만날 수 있다.

브로드웨이(Broadway)에서도 한국이 빛난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메이비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은 지난해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여섯 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달 19일에는 새로운 주연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다시 관객을 맞고 있다.

이처럼 한국 문화는 멀리 찾아 나서지 않아도 버겐 카운티 안팎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동네 갤러리의 그림 한 점, 익숙한 한식 한 그릇, 강 건너 미술관의 전시 한 점까지, 한국의 멋은 어느새 뉴저지 한인들의 일상 가까이 스며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