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본격화되면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강도가 높아지자 필라델피아(Philadelphia)와 뉴저지(New Jersey), 델라웨어(Delaware) 등 미 동부 지역사회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최근 미네아폴리스(Minneapolis)에서 발생한 ICE 요원의 총격으로 시민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연방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과 함께 지역 법 집행 기관의 협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지역 경찰이 ICE의 단속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하는 '287(g)' 협약의 존폐 여부가 지역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주 내 54개 법 집행 기관 중 287(g)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델라웨어 카운티(Delaware County)의 랜스다운(Lansdowne)과 체스터 카운티(Chester County)의 허니 브룩(Honey Brook) 단 두 곳뿐이다. 주목할 점은 필라델피아 인근 벅스 카운티(Bucks County)의 변화다. 대니 세이슬러(Danny Ceisler) 신임 보안관은 취임과 동시에 전임자가 체결했던 ICE와의 협력을 공식 종료했다. 그는 더 나아가 보안관 대리들이 범죄 피해자나 목격자, 법원 참관인에게 체류 신분을 묻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며 이민자 보호를 강화했다.
필라델피아 시의회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의원들은 도시의 '피난처(Sanctuary)' 지위를 조례로 명문화하고, ICE 요원들이 작전 중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표시 없는 차량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조쉬 샤피로(Josh Shapiro)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연방 병력이 주 내에 투입될 가능성에 대비해 행정부 차원에서 장시간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히며 연방 정부와의 대립각을 세웠다. 주 경찰 또한 ICE의 행정적 구금 요청에 응하지 않는 내부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
뉴저지주에서는 필 머피(Phil Murphy) 주지사가 퇴임을 앞두고 '안전한 지역사회법(Safe Communities Act)'에 서명했다. 이 법은 학교, 병원, 종교 시설 등 민감한 장소에서 연방 이민 요원과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지침을 법무장관이 수립하도록 의무화했다. 다만 머피 주지사는 데이터 공유를 제한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등 다른 두 건의 법안에 대해서는 법적 분쟁 우려 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델라웨어주는 이미 2025년 7월, 맷 마이어(Matt Meyer) 주지사가 지역 경찰의 287(g) 협약 체결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해 가장 강력한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