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들를 때마다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란 사태가 6주차에 접어들면서 뉴욕시와 트라이스테이트(Tri-State) 지역의 휘발유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트라이스테이트란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세 개 주를 묶어 부르는 표현으로,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하나의 생활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말한다. 세 지역 모두 출퇴근과 물류가 긴밀하게 얽혀 있어 기름값 변동이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자동차협회(AA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뉴욕시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한 주 만에 18센트가 오른 수치이며,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무려 82센트나 뛰어오른 것이다.
뉴저지 주민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크다. 뉴저지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9달러로, 일주일 사이 22센트, 한 달 사이 89센트가 올랐다. 트라이스테이트 지역 가운데 주간 상승폭이 가장 큰 셈이다.
롱아일랜드(Long Island)는 갤런당 4.01달러로 주간 15센트, 월간 88센트 상승했고, 코네티컷은 4.08달러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91센트가 치솟아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네 지역 모두 4달러 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운전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저항선이 이미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소비자들의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AAA 노스이스트(Northeast) 측은 기름값 상승이 아직까지는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곧 다가올 봄과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 여행과 장거리 이동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고유가가 실제로 운전 습관을 바꿀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과 관련해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화요일 저녁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의 약 20퍼센트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해 왔다.
당분간 주유소 전광판의 숫자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과 장보기, 자녀 등하교까지 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뉴저지 주민들로서는 가계 지출 관리가 더욱 까다로워진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셀프 주유가 금지돼 있어 주유소 직원이 직접 기름을 넣어주는 뉴저지의 특성상, 가격 비교를 통한 절약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여름 성수기까지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