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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익 칼럼 – 장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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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때, 유족에게 드리는 숙제로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고인의 영정사진과 Slide Show이다. 장례식에 보여줄 고인의 마지막 인생 기록물을 만들려고 자녀들은 최선을 다해서 만든다. 옛날 학교 졸업식 사진부터, 군대, 결혼식, 자녀들과 함께한 사진, 가족 여행 사진, 선교,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진을 저마다의 프로그램에 담아 동영상을 만들어 온다. 짧은 시간에 그의 인생 모두를 담아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조문에 참가한 모두가 그 순간만은 고인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추모하게 된다.

기왕 만들거라면 진작 만들었으면 어떨까 생각이 들곤 한다. 영상 기록물의 주인공은 그 내용을 볼 수 없다. 본인이 만들지도 않았기에 그 내용에 추가했어야 할 수많은 사진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자녀들이 그것을 알리가 없다. 살아 있을 때, 더 늙기 전에 자신의 인생 Slide Show를 만들어 본다면 어떨까. 스스로 다듬을 수도 있고, 추가 삭제가 가능할 것이다. 이런 작업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 만들지 않아도 되겠다. 그런 일을 도와줄 젊은 자녀나 업자들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인생 영상을 스스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을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끝나버린다면 황망할 것이다. 장례를 준비해 놓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듯이, 죽을 준비를 하게 되면 삶이 더 길어질 것이다.

이처럼 자서전도 마찬가지로 미리 만들어 볼 수 있겠다. 본인의 글 솜씨가 좋지 않다면 주위에 대신 써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보통 성공한 기업가나 정치인들이 쓰는 것 같지만 무엇이 성공한 인생인지는 자기 판단에 달린 것이지 남들은 관심 없다. 어쩌면 자서전을 쓴다는 것 자체가 성공한 인생이 될 것으로 본다.

좀 더 나아가서 인생도 마찬가지로 일찍 뒤돌아볼 수 있다면, 인생 후반전을 더욱 멋지게 추가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계획은 설계도에서 빼버릴 수도 있겠다. 내 인생 최종 영상을 남은 여생에 교정한다면 좀 더 보람된 인생을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 가장 중요한 것을 남겨 드리는 축복장례식장, 손 한익 장의사 844.766.1004(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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