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 주지사,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 대응 위해 모든 공립학교 대상 휴대폰 보관 정책 도입 제안
뉴저지주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수업 시간 중 휴대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필 머피(Phil Murphy) 주지사는 최근 발표한 ‘주 정책 연설(State of the State)’에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위기에 대응하고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수업 집중도를 저하시키고 사이버 폭력을 조장한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머피 주지사는 연설에서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 사이의 상관관계를 지적하며, 더 이상 청소년들의 고통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뉴저지주의 약 600개 공립학교 교육구가 이 정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의회는 교육부가 각 학군에서 시행할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버겐 카운티(Bergen County) 출신의 크리스틴 코라도(Kristin Corrado) 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휴대폰 및 소셜미디어 정책 관련 법안(S3695)이 상원을 통과했다.
실제로 일부 뉴저지 학교들은 이미 휴대폰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욘더(Yondr)사가 개발한 특수 보관용 파우치를 도입해 학생들의 휴대폰을 보관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은 등교 시 휴대폰을 파우치에 넣어 잠근 뒤, 하교 시에만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뉴저지주 최대 도시 중 하나인 저지시티(Jersey City)의 경우, 일부 학교에서 이미 수업 시간은 물론 점심시간까지 포함한 전일 휴대폰 사용 금지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노마 페르난데스(Norma Fernandez) 저지시티 교육감은 “교사들과 학부모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비상시에는 학생들이 파우치를 열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욘더 파우치는 현재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이스트오렌지(East Orange), 펜소컨(Pennsauken), 윌링보로(Willingboro), 브리지턴(Bridgeton) 등 여러 지역의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몽클레어(Montclair), 램지(Ramsey), 플레인필드(Plainfield) 등의 교육구에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린든(Linden)시의 맥매너스 중학교(McManus Middle School)는 2023년부터 휴대폰 보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마이클 월터스(Michael Walters) 교장은 “처음에는 일부 학생들이 휴대폰과 분리되는 것에 극심한 불안을 보였으나, 몇 달 후에는 대부분 적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에는 하루 1-2대의 휴대폰을 압수했지만, 현재는 일주일에 1-2대 정도로 줄었다”며 정책의 효과를 강조했다.
뉴저지 교원연합(NJEA)은 휴대폰으로 인한 수업 방해 문제 해결을 위한 머피 주지사의 제안을 환영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 수립 과정에서 학부모와 교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숀 스필러(Sean Spiller) NJEA 회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각 지역사회와 학교급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며, 일률적인 금지보다는 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한 정책 수립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8%가 중고등학교의 수업 중 휴대폰 사용 금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포함한 종일 사용 금지에 대해서는 36%만이 찬성했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비상상황 발생 시 연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 학교의 휴대폰 정책이 단순한 규제를 넘어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가정과 학교가 협력하여 청소년들의 건강한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