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로 주행거리 최대 41% 감소… 전문가들 “사전 예열이 핵심”
전기자동차(EV)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겨울철 한파로 인한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23.9도에서 -6.7도로 떨어질 경우 전기차의 연비는 8% 감소하며, 실내 난방 사용 시 주행거리는 최대 4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엑스페리언(Experian)의 자동차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미국 내 신규 차량 등록 중 전기차가 8.2%, 하이브리드차가 11.5%를 차지했다. 2021년 이후 가솔린 차량의 등록 비율은 10%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 저하가 화학적 특성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최적 작동 온도는 섭씨 20도에서 30도 사이로,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리튬이온의 이동이 둔화되어 배터리 용량이 감소하고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도 추운 날씨에는 연비가 감소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그 영향이 더 크다. 내연기관은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의 75%가 폐열로 배출되며, 이 중 일부를 실내 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전기차는 에너지의 89%가 바퀴를 구동하는 데 사용되어 난방을 위한 여분의 열이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전기차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히트펌프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히트펌프는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압축하여 발생하는 열을 배터리나 실내 난방에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둘째, 배터리 예열이 중요하다. 최신 전기차들은 충전소 방문 시 자동으로 배터리를 예열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포드(Ford)는 추운 날씨에 장시간 주차할 경우 차량을 충전기에 연결해 둘 것을 권장한다.
셋째, 가능한 실내 주차를 하고, 주행 전 실내 예열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의 연구에 따르면, 영하의 날씨에서 히터 사용은 주행거리를 41% 감소시킬 수 있어, 충전 중 실내 온도를 미리 조절하는 것이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넷째,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에코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족한 타이어 공기압은 구름저항을 증가시켜 에너지 소비를 늘린다.
마지막으로, 배터리 잔량을 2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극한의 추위에서는 배터리 예열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어, 잔량이 너무 낮을 경우 충전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관리 방법들을 통해 겨울철에도 전기차의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며, 제조사들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한파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