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 기성세대의 경험과 새로운 시각의 조화로운 통합 강조… 전문가들 “세대 간 이해와 존중이 사회 발전의 핵심” 분석
현대 한국 사회가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좁히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기성세대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인정하면서도, 디지털 전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사회학과 세대연구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의 경험이 때로는 현대 사회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 예상치 못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1970년대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를 겪은 세대가 현재의 남북관계를 과거의 틀로만 해석하려 하거나, 권위주의 정부 시절 정부 발표를 절대적 진실로 받아들이던 경험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현상이 대표적인 예로 거론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터넷과 스마트폰,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정보의 흐름과 소통 방식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불리는 젊은층들은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이는 기성세대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한국사회학회가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은 모두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또는 “기성세대는 모두 보수적 가치관을 고수한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고정관념과 편견은 세대 간 건설적인 대화를 가로막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동일한 사실이나 현상을 진영 논리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사회갈등연구소의 박정민(Park Jung-min) 소장은 “특정 사건이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다양한 매체의 보도를 비교 분석하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전국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3.7%가 우리 사회의 세대 간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또는 ‘심각한 편이다’라고 답했다. 이는 2019년 같은 조사의 76.2%에 비해 7.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이영수(Lee Young-soo) 교수는 “기성세대가 쌓아온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면서도 급변하는 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특히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 진정한 소통과 상호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대 간 대화와 소통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 세대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과 사회 변화 속에서, 세대 간 소통과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