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팁 문화가 변화하며 기본급 인상이 가속화… “팁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
미국과 뉴저지 북부 지역의 레스토랑 종업원들의 임금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민간 급여 처리업체 ADP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시와 뉴저지 북부 지역 레스토랑 종업원들의 시간당 중위 임금이 22.0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0.65달러의 기본급과 팁으로 구성됐다.
ADP는 미국 전역의 시급제 레스토랑 종업원 약 10만 명의 급여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으로 레스토랑 종업원의 전체 수입 중 팁이 차지하는 비율은 57.4%로, 이른바 ‘대사직(Great Resignation)’ 시기였던 2021년 8월의 67%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대사직 시기에는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으며 임금을 대폭 인상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 주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기본급이 꾸준히 상승했다. 뉴저지주의 경우 2025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15.49달러로 인상될 예정이다. 팁을 받는 종업원의 최저임금도 현행 시간당 5.26달러에서 5.62달러로 올라간다. 만약 팁과 최저임금을 합산한 금액이 시간당 15.49달러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고용주가 그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결제 처리 업체 토스트(Toast)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9월 풀서비스 레스토랑의 시간당 팁은 21.48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8센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팝메뉴(Popmenu)가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표준 팁률인 20%를 지급하는 손님의 비율이 2022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팝메뉴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브렌던 스위니(Brendan Sweeny)는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갈수록 빡빡해지면서 레스토랑과 팁에 크게 의존하는 다른 업종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Wells Fargo)는 이번 연말연시 시즌에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팁이나 선물을 줄 계획이 있는 미국 소비자가 50%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러트거스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과 경제학을 가르치는 파룰 제인(Parul Jain)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팁 문화가 크게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서비스 품질에 따라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터치스크린 결제 단말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팁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식당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30%의 팁을 주는 것이 흔했지만, 높아진 팁 기대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제인 교수는 지적했다.
한편,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팁에 대한 과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뱅크레이트(BankRate)의 말레스 레싱(Marlesse Lessing)과 같은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 정책이 임금 인상 없이도 종업원들의 실수령액을 늘릴 수 있고 레스토랑 종업원 채용도 용이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택스 파운데이션(Tax Foundation)의 정책 분석가 알렉스 무레시아누(Alex Muresianu)는 팁 소득에만 세금을 면제하면 더 많은 직원과 기업들이 정규 임금 대신 팁 기반의 급여 체계로 전환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로 인해 향후 10년간 수백억 달러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