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13세 반이 적정 나이”… 정치 성향에 따른 인식 차이도 뚜렷해
페어리 디킨슨 대학교(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가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은 할로윈 트릭오어트릿(집집마다 다니며 사탕을 받는 풍습)의 적정 연령대를 13세 반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자들조차도 이 연령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조사를 주도한 페어리 디킨슨 대학교의 정치학 교수이자 여론조사 책임자인 댄 카시노(Dan Cassino)는 할로윈과 같은 세속적 명절의 경우 사회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관습과 규범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마다 관행은 다양하지만, 트릭오어트릿을 그만둬야 할 나이에 대해서는 여러 집단에서 비교적 일관된 의견을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령 제한 외의 할로윈 관련 인식에서는 정치적 성향과 연령대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젊은 유권자층과 진보 성향의 미국인들은 나이에 상관없이트릭오어트릿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한 반면, 고령층은 11~12세에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해리스 지지자들에 비해 모든 연령대의 트릭오어트릿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특히 성소수자(LGBTQ) 미국인들과 사회주의자로 자신을 규정하는 응답자들의 46%가 연령 제한 없는 트릭오어트릿을 지지해 가장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카시노 교수는 사회주의 성향의 응답자들이 더 많은 사탕을 나눠주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치적 성향이 단순한 투표 행위를 넘어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대한 사회 복지를 지지하는 집단일수록 방문객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것에 더 호의적이라는 것이다.
설문 응답자의 12%는 올해 할로윈에 일반 크기의 사탕이나 초콜릿을 나눠줄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46%는 미니어처 크기의 사탕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약 3분의 1은 아예 사탕을 나눠주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특히 고령층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응답자의 약 33%가 할로윈 사탕에 독극물이나 마약이 숨겨져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현상으로, 대부분의 관련 보도가 허위로 밝혀졌거나 사탕이나 할로윈과는 무관한 다른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우려 역시 정치적 성향과 연관성을 보였는데, 고령층과 트럼프 지지자들이 더 높은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