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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업계,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새 시대 맞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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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소송 합의로 구매자 대리인 수수료 분리…업계 경쟁 심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 전망

미국 부동산 시장이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부동산 중개 수수료 체계가 연방 소송을 계기로 대폭 개편될 전망이다. 이는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뉴저지 한인 커뮤니티의 부동산 거래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10월, 미주리주 연방 배심원단은 전미 부동산 협회(NAR)와 켈러 윌리엄스, 애니웨어, RE/MAX, 홈서비스 오브 아메리카 등 대형 부동산 중개회사들이 부동산 중개인들의 수수료를 부풀리기 위해 공모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미주리주의 주택 판매자들이 제기한 반독점 소송의 결과였다. 소송 과정에서 애니웨어와 RE/MAX는 각각 8,350만 달러와 5,5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며 재판 전 합의했고, 켈러 윌리엄스는 7,000만 달러,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소속인 홈서비스 오브 아메리카는 2억 5,000만 달러로 합의했다. 마지막으로 2024년 3월, NAR도 4억 1,80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 지불과 함께 오랜 관행이었던 규정 변경에 동의했다.
8월 17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체계의 주요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우선, 주택 판매자는 더 이상 자신의 중개인과 구매자의 중개인 수수료를 모두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대리인을 원하는 주택 구매자가 자신의 중개인 수수료를 별도로 지불해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구매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추가 비용 부담의 가능성도 있다. 또한, 주택이 시장에 나올 때 판매 중개인이 더 이상 구매자 중개인의 수수료를 명시하지 않으며, 이 비용은 구매자와 구매자의 중개인 사이에서 별도로 협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구매자 중개인들이 자신들의 수수료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중개인 간 경쟁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수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베터(Better)의 CEO 비샬 가그는 “내년까지 구매자 측 가격 전쟁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선의 시나리오에서 소비자들은 모기지 대출 기관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구매자 측 중개인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연맹의 수석 연구원 스티븐 브로벡은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중개인들이 다양한 유형의 보상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더 많은 소비자들이 더 투명한 시장에서 수수료를 비교하고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벡은 궁극적으로 수수료가 4% 이하, 심지어 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체계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세부사항들이 남아있다. 구매자 측 중개인이 더 이상 판매 수수료에서 지불받지 않는다면, 구매자가 중개인에게 직접 지불해야 한다. 평균 40만 달러의 주택 거래에서 2.5%의 수수료를 적용하면 약 1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재로서는 구매자가 이 금액을 모기지에 포함시켜 장기간에 걸쳐 지불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모기지에 수수료를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중개인들과 효과적으로 수수료를 협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5-10년에 한 번 정도 부동산 거래를 하기 때문에, 전문 중개인들에 비해 협상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
이번 변화는 부동산 업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NAR은 최근 성희롱 스캔들로 인한 회장 사임, 차기 회장과 장기 CEO의 사임 등 내부적 혼란을 겪고 있다. 레드핀 등 일부 중개회사들이 NAR와의 관계를 끊었으며, 영향력 있는 부동산 중개인 두 명이 미국 부동산 협회(AREA)라는 경쟁 단체를 출범시켰다. 뉴욕시의 컴퍼스 소속 중개인이자 AREA의 공동 창립자인 제이슨 하버는 “우리는 NAR을 대체하거나 복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들이 뉴저지 한인 타운의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포트 리와 팰리세이즈 파크를 비롯한 지역의 한인들은 이번 변화로 인해 주택 거래 시 더 많은 협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인 구매자들은 중개인 선택과 수수료 협상에 있어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지역 한인 부동산 중개인들은 새로운 체계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구매자 측 중개인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가치를 더욱 명확히 제시하고, 경쟁력 있는 수수료 체계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한인 구매자와 판매자들에게는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지역 한인 미디어와 커뮤니티 조직들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 체계의 변화가 궁극적으로 주택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판매자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주택 가격이 소폭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 부동산 중개 수수료 체계의 이번 변화는 수십 년 만에 이루어지는 큰 개혁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협상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전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뉴저지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모든 주택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향후 몇 년간 미국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줄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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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kberg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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