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아 사망률이 지난해 3% 증가해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특히 백인과 원주민 출신 영아, 남아, 그리고 37주 이전에 출생한 아기들의 사망률 증가가 두드러졌으며, 영아 사망의 주된 원인인 산모 합병증과 세균성 수막염의 증가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메릴랜드 대학의 연구원인 마리 토마(Marie Thoma)는 “영아 사망률이 수십 년 간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분명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소재의 신생아 전문의인 에릭 아이켄왈드(Eric Eichenwald) 박사는 이 새로운 데이터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으로 표현하면서, 전문가들은 수십 년 동안 감소해 온 통계치가 왜 2022년에 상승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추측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이켄왈드 박사는 신생아의 의료 지침을 작성하는 미국 소아과 학회의 위원장으로, 지난 가을 동안 감소했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독감 감염이 증가하여 전국의 소아 응급실이 붐비기 시작했고, 이것이 사망률 증가의 일부를 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아 사망률은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전에 사망하는 아기의 비율을 측정하는 지표다. 미국에서 출생하는 아기의 수가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시간에 따른 영아 사망률을 더 잘 비교하기 위해 비율로 계산한다. 미국의 영아 사망률은 다른 고소득 국가들에 비해 나빴으며, 이는 빈곤, 부적절한 산전 관리 등의 여러 요소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 그러나 의학적 발전과 공중 보건 노력으로 인해 미국의 사망률은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왔다.
마치 오브 다임스(March of Dimes)의 최고 경영자인 엘리자베스 셰로트(Elizabeth Cherot) 박사는 “오늘 발표된 자료는 출산 전·중·후에 어머니들을 더 잘 지원하지 못하는 우리의 실패가 영아의 건강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중 하나임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2022년 국가적인 사망률은 출생 당 5.6건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전하고 있다. 이 증가는 작아 보일 수 있으나, 2001년에서 2002년 사이의 증가 이후 처음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도약이라고 CDC 보고서의 주 저자인 다니엘 엘리(Danielle Ely)가 말했다. 그녀는 또한 연구자들이 2022년의 상승이 일년짜리 통계적 이상 현상인지, 아니면 더 지속적인 추세의 시작인지를 확립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미국 전체적으로 볼 때, 사망률은 2022년에 5%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65세 이상 인구에 미친 COVID-19 팬데믹의 영향이 감소한 데 기인한다. 미국의 산모 사망률도 지난해 감소했다.
30개 이상의 주에서 2022년 영아 사망률이 적어도 약간 상승했지만, 조지아(Georgia), 아이오와(Iowa), 미주리(Missouri), 텍사스(Texas) 등 네 주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
수치로 보면, 미국 내 영아 사망자 수는 2022년에 20,500명을 넘어 전년 대비 610명이 늘었다. 그 중에서 조지아는 전년 대비 116명, 텍사스는 251명이 더 많은 영아 사망자를 기록했다.
엘리는 “일부 주에서는 국가적인 비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 다른 지역의 미미한 증가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국가 통계 뒤에 숨어 있는 구체적인 장소, 정책 또는 다른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